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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드리운 극우의 그림자 1 - 독일

독일 주의회 선거가 속속들이 진행되고, 내년에 프랑스 대선이 있는 와중에 극우 정당들이 대약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준비한 글입니다. 유럽, 특히 독일과 프랑스 정당들 판세를 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글에서 그때그때 정당 설명하기가 어려우므로 정당들 먼저 나열하고 들어가겠습니다.


* 독일 주요 정당 목록

1. 독일 기독교민주연합(약칭 기민련/CDU): 중도우파, 기독교 민주주의

2. 바이에른 기독교사회연합(약칭 기사련/CSU): 중도우파, 기독교 민주주의, 바이에른 지역주의, 연방 차원에서 기민련과 연대

3. 독일 사회민주당(약칭 사민당/SPD): 중도좌파, 사회민주주의

4. 독일 자유민주당(약칭 자민당/FDP): 중도우파, 친기업, 자유주의

5. 동맹90/녹색당(약칭 녹색당/Grüne): 중도좌파, 환경주의

6. 좌파당(약칭 없음/Linke): 범좌파, 민주사회주의

7. 독일을 위한 대안(약칭 대안당/AfD): 극우, 반이민-반난민주의, 네오나치(전부는 아니지만 상당수), 우파 포퓰리즘

8. 자라 바겐크네히트 동맹(약칭 BSW, 당 명칭을 '사회정의와 경제적 합리성을 위한 동맹'으로 변경할 예정. 약칭은 변경X): 좌-극좌, 반서방, 좌파 포퓰리즘


+ 매체에서는 CDU를 기독교민주'당', 기민'당'으로 부르는데, 명칭에 당(Partei)가 아니라 연합(Union)이 붙으므로 정식 명칭은 기독교민주연합, 약칭 기민련이 더 적절한 표현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당이 아니라 연합인데요!!!"하고 강요할 마음은 1도 없고 그냥 편한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당장 좌파당도 정직 명칭은 'Die Linke(좌파)'인데 제가 좌파'당'이라 부르죠? 물론 이 당에는 '당'자를 안 붙이면 좀 혼동을 불러올 수 있어서 그렇게 부르긴 합니다.



- 연방 단위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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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기민련/기사련, 대안당, 사민당, 녹색당, 좌파당, 자민당. 출처: Europe elects 인스타그램)

처참합니다. 기민련/기사련이 대안당에게 7%~8% 정도 밀리고 있습니다. 사민당이 녹색당한테 밀리는 건 2021년 중반 이후로 처음 보는데요. 그때는 녹색당이 원내 1당으로 가느냐 마느냐였는데, 지금은 3등 싸움을 하네요. 사민당은 좌파당에게도 따라잡힐 정도로 지지율이 심각합니다. 사민당이 쳐지는 이유는 아무래도 지금 기민련과의 대연정 참여 및 지속적인 우클릭이라고 여겨집니다. 최근 연방의회 선거를 치르고 나서 부득이하게 기민련/기사련-사민당 대연정이 성사되었는데요. 그 이후로 자꾸 주요 개혁에서 기민련/기사련에게 양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 지지층이 꽤 많이 빠져나가는 모양새입니다. 좌파당이 근소하게 지지율 상승 중인데, 사민당 지지율 하락의 이유와 좌파당 지지율 상승 이유가 겹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극좌나 강경파는 BSW로 대부분 빠져나가서 거부감도 어느 정도 없어졌을 거고요.

녹색당이 사민당보다 높은 이유도 궁금하실 것 같습니다. 확답은 못드리지만 추정해보자면 '환경 보호에 공감하는 어느 정도 확실한 지지층 + 대학생 + 성소수자 + 이민자 출신의 상당수'가 결집한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이민자와 성소수자, 대학생에게 제일 친화적인 정당이 녹색당이거든요.



- 작센안할트(Sachsen-Anhalt)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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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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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분될 의석. 왼쪽부터 기민련, 대안당, 좌파당, 사민당, 녹색당, BSW. 출처: 독일 제2텔레비전방송 인스타그램)


저는 사실 두어달 전부터 작센안할트 주 여론조사를 꾸준히 봤는데요. 처음에는 대안당이 40%대 지지를 찍는 걸 보고 놀랐습니다. 그런데 자주 보다가 너무 익숙해져서인지, 점차 무뎌지다가 선거 결과가 나오고 "어 그대로 됐네 뭐~ 그래도 단독과반 아닌게 어디냐."하고 넘어갔어요. 제 호적메이트가 "대안당 걔네 무슨 일이냐"라고 할때 비로소 심각성을 깨달아버렸지 뭡니까. 이런 한심한 사람 같으니. 결과만 놓고보면 기민련은 5년전에 비해 반토막이 났습니다. 구 동독 지역은 사민당이 강세를 보이는 브란덴부르크 주를 제외하면 기민련의 지지세가 어느 정도는 나왔기 때문에 대안당이 부상하고 진보정당들이 쪼그라들 때도 굳건한 선두를 유지했죠. 그런데 최근에는 그 기민련조차 박살이 나고 있습니다.

대안당이 주 의회에서 원내 1당인 것은 작센안할트 주가 두번째입니다. 겸공에서 김어준 총수가 최초라고 언급하셨는데 사실 최초는 바로 옆의 튀링엔(Türingen) 주입니다. 여기도 구 동독지역이고, 그나마 원내 2당인 기민련과 격차가 큰 편은 아닙니다. 근데 이렇게 압도적으로,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기민련이 눌린 것은 작센안할트 주가 처음입니다.


무엇보다 남녀 불문 청년층의 50% 가까이 대안당에 표를 던졌습니다. 어떤 분은 작센안할트 주 주의회 선거를 보고 청년들이 기존 좌파 정당들의 뜬구름 잡는 정치 구호에 질렸고, 기민련을 뽑자니 기민련 또한 구태 엘리트 카르텔이므로 그들을 정신차리게 만들도록 대안당에 몰표를 줬다고 분석하셨습니다. 음... 아주 틀린 말은 아니라고 보지만, 이런 분석은 구 서독지역 주의회 선거까지 보고 하는게 적절하다 생각합니다. 구 서독 지역의 청년들 여론은 아직 잡히지 않고 있거든요. 구 서독지역 청년들이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극단주의자들한테 표는 아니지..."라고 할 가능성을 배척할 수가 없어요. 내년에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니더작센 주 주의회 선거가 치러집니다. 그때를 지켜봐야겠습니다.


+ 독일에는 '작센'이라는 명칭이 들어가는 연방주가 세 곳입니다. 구 서독지역인 니더작센(Niedersachsen), 구 동독지역인 작센(Sachen)과 작센안할트가 그 세 곳입니다. 그래서 많이 헷갈리실 수 있습니다. 유명한 도시인 드레스덴은 작센에, 마그데부르크는 작센안할트에, 괴팅엔은 니더작센에 있습니다.



- 메클렌부르크포어포먼(Mecklenburg-Vorpommern) 주 -> 9월 20일 주의회 선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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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urope elects 인스타그램)


구 동독 지역입니다. 메르켈 전 연방총리의 지역구가 이곳 메클렌부르크포어포먼 주에 있었습니다. 뒤쳐지던 사민당 지지율이 어느 정도 올라왔는데요, 현 주총리인 마누엘라 슈베지히(사민당 소속)가 어느 정도 인기 있는 편이라 그렇습니다. 사민당 지지율이 떨어질 때에는 대안당과 두자릿 수 격차까지 보였는데요. 지금 격차에 지지층 결집만 좀 성공한다면 대안당과 동률 내지 역전도 가능하지 싶네요.



- 베를린(Berlin) -> 9월 20일 주 의회 선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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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민련이 1위가 나오는 조사도 있고, 좌파당이 1위가 나오는 조사도 있습니다. (출처: dawum 인스타그램, Europe elects 인스타그램)


베를린은 예술가들이 많고 대안문화가 엄청 발달한 곳으로, 녹색당이 최근 10여년 간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 구역과 연방의회가 밀집한 미테구(Mitte, 우리로 치면 '중구') 구청장과 연방의회 의원 모두 녹색당 소속입니다. 근데 최근에는 좌파당이 확 치고 올라오고, 반면 사민당은 힘을 못 씁니다. 왜 이럴까 생각을 해봤는데, 맘다니 돌풍과 비슷한 원인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1990년 재통일 이후 임시수도인 본에서 베를린으로 환도가 결정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베를린의 주택 임대료가 미친듯이 올랐다고 합니다. 일부 지역은 부촌 중의 부촌인 뮌헨보다 더 비싸며, 젠트리피케이션 현상도 심각하다네요. 그래서 좀 선명한 좌파 정당에 투표함으로써 임대료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는 기대감..? 그런게 있지 않나 싶네요. 

물론 상술했듯이 사민당에 실망한 사람들이 좌파당에 몰려간 것도 있을 것입니다. 연정 내에서 자기 목소리를 제대로 못내고 자꾸 기민련/기사련에 주도권을 내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말이죠.


+ 녹색당은 여성 인권을 주요 의제로 내세우는데요. 그런 녹색당의 정치인들이 정작 미테구 소녀상 철거에는 침묵했다는 말은... 안하겠습니다.



- 니더작센(Niedersach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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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dawum 인스타그램)

제가 이 글을 틈틈이 작성하는 도중에 구 서독 지역 여론조사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추가해봤습니다. 니더작센 주인데요. 니더작센 주 사민당 인기가 예전만 못합니다. 니더작센 일자리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폭스바겐 공장 폐쇄 및 대규모 구조조정에 주정부가 제대로 대응을 못했거든요. 그래서 내내 기민련과 지지율이 25% VS 25%로 동률이었습니다. 그런데 기민련 지지율이 조금 쳐지고, 원외로 쫓겨났던 좌파당과 자민당의 원내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물론 이 추세는 얼마든 바뀔 수 있죠. 오차범위라는 것이 있고, 무엇보다 주의회 선거는 내년이니까요. 

현재 니더작센 주정부는 사민당, 녹색당이 연합한 적-록연정인데요. 사민당이나 녹색당이 지지율을 더 끌어올리지 못하면 좌파당까지 끌어와서 적적록 연정을 하거나, 자민당을 끌어들여 신호등(적록황) 연정을 구성할 것 같습니다.

역시나 대안당의 추세는 경계 대상입니다. 2022년에 비해 지지율을 두배 가량 올렸습니다. 그나마 구 서독 지역이라 그런지 사민당과 기민련이 대안당보다 근소하게 지지율이 높네요.



원래는 독일-프랑스를 한꺼번에 다루려했는데, 너무 길어져서 나눴습니다. 프랑스도 정말 심각한데요. 곧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프랑스 편에서는 피선거권 박탈이 유예되었다는 아주 이상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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