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늙음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닐진데...

에우스토키아
2026-09-02



"너희의 젊음이 너희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영화 은교 의 대사가 머리 속에서 맴도는 요즘입니다.



얼마 전 뜬금없이 오라비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엄마한테 당신 장례를 치르는 꿈을 꾸었다고 전화가 왔다, 혹시 모르니 병문안 해라, 죽은 다음에 보면 뭔 소용 있니, 허리 육종암 같다고 의사가 말했다, 라고...

??? 

엄마에게 전화했습니다.

입원 중인 걸 확인, 암 검사결과를 기다리는 중인 듯 합니다...

치매인 엄마는 샤넬 영양크림을 왜 안 보냈냐고 하시더군요.


엄마는 직관이 엄청난 편이라(친구와 같이 무속인에게 갔더니 엄마 때문에 장군님이 못 오신다고 나가라고 했을 정도로...)

가족들이 엄마의 그런 말들이나 꿈 얘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긴 합니다.


기차표를 알아보면서 친가와 외가쪽의 유전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군요. 

각종 암 발생율, 알츠하이머, 기본 질환, 취약함 등등

짧은 시간 동안 엄청 많은 생각을 스쳐지나갔습니다.

인간은 결국 죽는건데, 유전적이나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늙었을 때 더 힘들게 되는구나...


말년이 힘들거나 고통스러웠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은 없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몸이 안 좋아지죠. 

아무리 의학이 발달했다고 해도 완치가 아니니 결국 통증완화로 가게 되는 거고...


그러면서 생각이 점점 더 가지를 치고 나가더니...

늙음은 죄인가? 벌인가? 죄도 아니고 벌도 아닌 그저 노화라는 현상 일 뿐인데,

왜 아플 수 밖에 없는 건가, 운(확률)인가?,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살아야 하는 걸까? 를 

1주일 넘게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금 내가 하는 소소한 노력들도 결국은 별 의미가 없는게 아닐까...

결국 어떤 형태로든 죽게 될텐데...


답이 안나오는, 돌고도는 생각이 멈추질 않네요...흠




늙음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닐진데...

왜 이렇게까지 힘들어야 하는 건지 마음이 안좋네요.





p.s.

치매가 아니었다면 엄마가 했을 멘트가 자동재생처럼 머리에서 흘렀을 때,

차라리 치매여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생 들었던 엄마 한탄의 결말이 되었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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