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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우의 서재 9월 18일(금)

지한구 <공고 선생, 지한구>

공고 이야기,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우리 시대 학교 이야기


특목고, 자율고와 영재고, 인문계고의 대학 진학률 통계에는 나타나지 않는 우리 시대 ‘공고생’들을 찾아서. 나무가 아니라 학생을 키워야겠다고 결심한 농대생 그렇다고 공고에서 가르치게 될 줄은 몰랐던 어느 국어 선생의 좌충우돌 분투기다. 다른 학교였다면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일들 공고에 오지 않았다면 평생 마주칠 일이 있을까 싶은 아이들 어디에나 있지만 누구도 존중하지 않는 이 시대 공고와 공고생 이야기. 그리고 결국 우리의 이웃으로 오래도록 살아가는 학생들의 이야기.


서유미의 서재 10월 2일(금)

클레어 키건 <너무 늦은 시간>

예민하게, 그러나 결코 나약하지 않게
인간과 전통의 불협화음을 포착하는 강인한 시선


2024년 독자들이 뽑은 올해의 책 1위 『이처럼 사소한 것들』의 작가 클레어 키건의 신간이 다산책방에서 출간되었다. 국내에 네 번째로 소개하는 클레어 키건의 작품 『너무 늦은 시간』은 가장 최근에 쓰인 그의 문장을 만날 수 있는 최신작이자 짧은 세 편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집이다. 25년 전 데뷔작을 통해 발표한 단편부터 가장 최근에 쓰인 단편까지 국내에는 모두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로써, 여자들과 남자들의 뒤틀린 관계에 대한 증언으로 묶여 있다.

표제작 「너무 늦은 시간」의 배경은 화창한 여름의 더블린, 회사에 출근해 일하는 공무원 카헐의 모습을 따라간다. 핸드폰을 확인하지 않으려는 주인공의 모습이 이상하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당장은 알 수 없다. 그러다가 그의 머릿속에서 결혼을 약속했던 여자와의 다툼이 재생된다. 그 다툼의 주제는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에 관한 것이었고, 그 다툼 가운데 자신이 저지른 실수와 아버지의 유산을 생각하며 후회와 증오가 뒤섞인 기묘한 감정으로 침잠해간다. 그리고 카헐이 약혼녀와의 관계를 회상하는 동안 독자들은 그의 실패의 원인이 된 성격적 결함들을 하나씩 확인하게 된다.


김만권의 서재 10월 16일(금)

정세랑 <시선으로부터,>

이 소설은 무엇보다 20세기를 살아낸
여자들에게 바치는 21세기의 사랑이다


한국과 미국에 나뉘어 살고 있는 한 가족이 단 한 번뿐인 제사를 지내기 위해 하와이로 떠난다는 다소 엉뚱한 상황에서 출발하는 <시선으로부터,>는, 현대사의 비극과 이 시대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 세계의 부조리를 관통하며 나아간다. 미술가이자 작가이며 시대를 앞서간 어른이었던 심시선. 그녀가 두 번의 결혼으로 만들어낸 이 독특한 가계의 구성원들은 하와이에서 그녀를 기리며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장해나간다.

정세랑이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은 무엇보다 20세기를 살아낸 여자들에게 바치는 21세기의 사랑이다”라고 밝힌 것처럼, <시선으로부터,>는 한 시대의 여성들에 대한 올곧고 따스한 시선으로부터 비롯된 작품이다. 데뷔 10년,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펼쳐내면서도 우리를 단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는 그가, 사랑스러운 소설을 쓰는 작가에서 이제는 사랑을 행사하는 작가가 되어 우리에게 돌아왔다.


김만권 독서지기

  • 정치철학자
  •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
  • 저서 <나와 지구 돌봄 혁명>, <새로운 가난이 온다>,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괜찮아!>, <정치에 반하다>

서유미 독서지기

  • 2007년 <판타스틱 개미지옥>으로 문학수첩작가상을,
    <쿨하게 한걸음>으로 창비장편소설상을 받으며 등단
  • 최근작 소설집 <밤이 영원할 것처럼>과 중편소설 <보내는 마음>

박철우 독서지기

  •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교수, 통계학 전공
  • (전) 미국 University of Georgia 통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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