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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극호와 극혐의 진자
감정 과잉과 유보 없는 확신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종종 느낍니다. 감정 과잉이란 이른바 '극호와 극혐'의 진폭이 크지만 전환도 가차없다는 의미이고, 유보 없는 확신이
감정 과잉의 관점에서 보자면, 세상에 너무너무너무 좋아할 것이 그리도 많은지, 반대로 온 힘을 다해 혐오하는 감정을 품을 일이 그리도 흔한지 때론 신기하기조차 합니다. 좋은 것에
97
14
정준희
2025-02-20
조회
515
공지
눈이 그린 풍경, 그 안의 우리
꽤 긴 한파와 함께 눈도 자주 내렸습니다. 확실히 눈은 기존의 풍경에 새로운 두께를 더해서, 비보다 더 다채로운 변주를 만들어 내는 것 같습니다. 비가 풍경에 물기를 더한다면, 눈
곡선과 요철이 뚜렷한 광화문의 처마와 기왓장에는 어느 정도의 눈이 어느 방향으로 더 두텁게 쌓였느냐에 따라서 사뭇 다른 정감을 지어냅니다.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내린 눈이나, 강
96
21
정준희
2025-02-13
조회
473
공지
기다림이 따뜻한 낮과 밤
입춘대'길(吉)'이면 좋겠는데, 입춘대'한(寒)'을 맞고 있네요. 입춘에 붙어 '대'까지는 얻은 셈이니, 이 한파 뒤에는 '길
지인을 만나기 위해 서울 서촌에 갔습니다. 예전 표현으로 하면 서울 '시내', 요즘 표현으로 하면 서울 '구도심'의 전통 주거지는 길이 좁고 건물이 야
106
19
정준희
2025-02-06
조회
454
공지
겨울 나무 속 텃새 둥지처럼
긴 명절 연휴의 마지막 날입니다. 이렇게 쉼이 길면 오히려 피로가 쌓이는 역설이 종종 작동하곤 하죠. 그래서 휴일의 마지막 날은 언제나 아쉽습니다. 이제 막 쉴 수 있게 된 것 같
이번 연휴 기간에 여기저기 다니면서 가장 눈에 많이 걸린 것은 빈 나무들이었습니다. 겨울의 가장 흔한 풍경 가운데 하나일 텐데, 왜 유독 저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시선에 잡히는 걸까
109
24
정준희
2025-01-30
조회
462
공지
색을 길어 올리는 목소리
겨울에는 겨울 특유의 색감이 있지요. 겨울이 색을 가져서가 아니라, 겨울을 만드는 것들이 모여 이루는 빛깔들이 겨울 여기저기에 달라붙어 있어서일 겁니다. 그리하여 겨울은 속 안에
우리의 표면은 바깥과 안이 만나 이루는 경계이고 이 두 가지 다른 기원으로부터 비롯된 힘이 타협한 결과로 색은 빚어집니다. 비스듬히 뻗쳐오다가 간신히 땅에 닿아 풀썩 주저앉고 마는
94
16
정준희
2025-01-23
조회
469
공지
Where are We?
그간의 세상은, 그 속의 삶은, 참으로 혼곤했습니다. 그래도 생은 이어가야 하기에 부단히 무언가를 위해 열중하는 가운데에도 아주 가끔, '내가 지금 무얼 하고 있지? 나는
오늘도 강의 녹화를 하면서 그런 느낌에 빠졌더랬습니다. 빨리 녹화를 마치고 방송 준비를 하러 가기 위해서는 시간을 극히 효율적으로 써야 했지요. 중간에 끊임 없이 자연스럽게, 필수
108
19
정준희
2025-01-16
조회
513
공지
지금 이 자리에 얼어 붙은 발을 녹여
어느 시점부턴가, 평소에 사진을 잘 안 찍게 되었습니다. 제 사진함은 지난해 말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 이후로 한동안 멈춰 있지요. 왜 그럴까 생각해보았는데, 아무래도 마음에 여유가
그래서 딱 1년 전을 되돌아 보기로 했습니다. 작년 이맘때엔 눈이 자주, 많이 왔더군요. 마음이 퍽퍽했던 건 다르지 않았지만, 그땐 창 밖으로 눈이 쌓이는 모습을 지켜볼 여유가 있
118
19
정준희
2025-01-09
조회
494
공지
눈보라 속의 환한 빛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운명적 사랑을 믿는 한 여자와 아내를 잃고 사랑도 잊어버린 한 남자가 심야 라디오 방송을 통해 아메리카 대륙을
지지난 주에 다녀온 국회는 우리의 보호자가 아니라 우리를 언제든 공격할 수 있는 국가에 대한 불신을 그나마 상쇄시켜주는 공간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래도 국회가 무언가 해줄 수 있기
120
18
정준희
2025-01-02
조회
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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