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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반<구술문화와 문자문화> 반성문같은 독후감을 올려봅니다… 빨리 올리고 쥐구멍으로 사라질래요…

카카
2024-02-29
조회수 396

교수님께서 그렇게 마이크를 켜고 얘기해 보라 기회를 주셨지만 전 얼음기둥이 되어 아무것도 못했어요… 반성하며 문자로 제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언어, 말과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교수님의 질문… 저는 글이 말을 표기한 것이라는 선입견에 빠져 있었습니다 글을 읽는 것은 왠지 말을 듣는 것과는 다르다는 생각을 하고는 있었지만 이 책을 읽게 될 때까지 말의 발전과 그 발전으로 인한 문화에 대해 알지 못했습니다 학교 강의실에서 이루어질 듯한 깊은 탐구를 하는 능력은 없기에 평소 말과 글에 관심이 있는 ‘덕후’로서 제 느낌을 정리했습니다   

독서반 1차에서 다룬 <다시, 책으로>에서도 말하듯 읽기 능력은 매우 중요한 인간의 능력이자 문화입니다 글자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우리는 기억, 연결, 추론, 분석, 유추 등 깊은 생각을 하게 해줍니다 또 다른 이의 경험이나 다른 나라의 이야기들도 문자인 책을 통해 읽고 이해하게 되면서 우리는 살아보지 않은 많은 영역으로 우리의 생각을 넓혀갈 수 있어 큰 사회를 유지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합니다 분석과 유추 등의 사고를 통해 기술 과학 문명 속에서 지내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요

이런 글자의 위대한 업적들 속에서도 저는 글자가 포함할 수 없는 무언가에도 항상 끌려왔어요 엄마가 얘기해 주던 옛날 이야기(무언가 떼굴떼굴 굴러가거나 뱅뱅 돌아가는), 시장에 가면 단골 채소 장사 아주머니가 해주시는 일상이야기(항상 쎄빠지게, 힘이 다 빠지도록 무언가를 하셨어요, 그런데 우리집 양반은~~ )이런 생동감 있는 말들은 문자로 옮겨지는 것 보다는 말을 하는 당시 딱 그 순간 몰입된 제게 많은 감동과 재미를 주었습니다

우리가 하는 말은 정말 개성적입니다(문장으로 표현할 때에도 개성이 다르기는 하지만 우리는 상대의 말을 들으면  더 많은 정보들을 직접 얻을 수 있습니다. 목소리의 크기, 톤, 스타일, 자주 사용하는 단어들,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는 방식들… 이런 것들을 종합해서 우리는 상대와 상대의 말에 대해 판단을 하고 또 거기에 나 자신의 말로 대응을 하며 순간 사라질 소리를 연결해가는 행위(구술적 연행? 구술적 퍼포먼스)를 합니다.  

제가 그동안 접한 말을 다루는 책들은 글자처럼 소리를 분석 연구하거나 말 잘하는 기술에 대해 소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요 이 말을 인간이 어떤 능력을 갖게 되었고 그 능력이 극적으로 발전해 지금 막장 드라마를 보듯이 돈을 내고 이야기를 들으러 가고 문자가 없는 시기 성경이나 불경 논어 등의 경전들이 말로 전해지고 그 전하는 과정에서 다시 해석되는지 이렇게 상세하게 설명해준 책은 이 책이 처음이에요 문자가 없던 시기 말의 권위(권력)이 최고치에 도달했던 시기가 있었다고 해요 책에서는 과거 법정에서 증언이 가장 중요한 증거로 채택되고 판사의 역할은 정확하게 법 규정을 재판장에서 발표하며 결론을 내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문자가 익숙해진 지금과는 다르지만 그 시대에는 매우 합당한 방식이었죠 

글자로 이 소리들은 박아 넣어버리면서(이 표현이 너무 좋아요 지금 우리는 영상매체로 박아 넣죠) 우리는 문자(알파벳)라는 새 기술을 얻게 되는데(이 도구는 표준 문자가 되어 여전히 큰 권력을 갖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냥 필사하여 구술하는 기억이 편리하게 해주는 역할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활자 인쇄가 발명됩니다 교과서에서 봤을 땐 대단한 기술이기는 한데 너무 과장되게 강조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단어를 조직화하는 기술을 갖게 되면서 사람들이 글자 놀이를 시작하더니 글자를 통해 생각들을 조직화하기 시작합니다 <다시, 책으로>에서 상세히 다룬 뇌의 변화 사고의 변화 그리고 문화까지 변화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예전에 인간이 사용하던 말이 사라진 것은 아니고 글자 속에 녹아들어 업그레이드된 문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죠 

글자는 처음에는 선택된 소수들만이 사용하면서 라틴어 같은 학술 연구 문자를 만들어내 지식을 발전시켜 갑니다. 그 다른 쪽에서 글자를 욕망하는 서민들, 그중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들은 알파벳을 배워서 편지글과 일기들을 기록하고 소설도 탄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독서반 학우님들 언젠가 작가로 등단하실 수도) 멀리 가지 않고도 조선시대 사대부 양반들이 한시를 짓고 경전을 연구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을 때 언문이라고도 비하됐던 훈민정음으로 시를 짓고 일기를 쓰고 나아가 한글 소설들이 나오게 되었던 것과 비슷합니다 글의 시대 라틴어나 한자 같은 도구로 뇌기능을 극대화해서 첨단 분야를 연구를 하게 된 것도 대단한 일입니다 하지만 민중의 드라마틱한 삶을 대중화된 말의 기능(구술성)을 하는 알파벳이나 한글로 적어(아직 사회 하층계급까지는 닿기는 어렵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대중문화가 생긴 것은 정말 대단하고 멋진 일입니다 대중문화가 생기고 그 문화의 장을 중심으로 대중들이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연대가 생기고 여론이 생기면서 이야기의 주체인 대중들도 서서히 깨어나게 된 거겠죠?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된 유튜브, 숏폼… 이제는 글자를 넘어서 영상, 사진, 소리들을 조직하는 능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모르는 사물이나 개념을 어렵게 말이나 문자로 설명하지 않고 그림과 동영상으로 보면 바로 알 수 있죠 거의 없다 시리즈처럼 영상 자료를 글 쓰듯 다시 편집해서 보여주는 멀티미디어 사용능력을 갖게 된 사람들(거없님이 우리의 미래 모습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은 어떤 능력이 퇴화되고 어떤 능력이 진화될까요… 챗 GPT, 영상편집 AI 소라가 탄생해 짜집기가 쉬워진 우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정준희 교수님께,

교수님 죄송합니다… 열심히 참가해서 언젠가는 저도 꼭 목소리를 내 보도록 하겠습니다. 시험 잘 못 보고 시험지에 이렇게 변명을 쓰는 학생들이 꼭 있죠… 교수님께선 그렇때 어떻게 하실지 순간 궁금합니다. 이렇게 좋은 책을 추천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말과 글자에 관심이 많은 제게 이 책은 어렵지만 정말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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