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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심리학>으로부터

카이
2024-02-03
조회수 302

언뜻 잘 이해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왜 우리나라나 미국 대통령 후보군은 몇 년 간 변화가 없을까요. 뭔가를, 누구를 뽑는다고 할 때 보통은 적절한 정도로 비교군을 검토합니다. 잠깐 쓰고 말 생활용품도 그렇다면 하물며 대통령임에랴. 저자(브라이언 클라스)가 묻고 정리한 많은 내용 중에 답이 있었을까요? 12장 중에서 관심이 있는 몇 개만 빠르게 훑었고 책을 덮은 후에야 떠오른 질문이라 모르겠습니다. 다만, 마다가스카르의 독재자 사례에 비추어 생각해 볼 때 잠재적 경쟁자를 미리 제거하는 경향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저자가 책을 쓴 이유는 정치를 전공한다고 밝힐 때 흔히 받는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왜 그렇게 나쁜 지도자들이 계속 권좌에 오르나요?" 권력이 나쁜 것인가 아니면 나쁜 사람이 권좌에 오르는가/ 왜 부도덕한 권력자를 뽑을까/ 해결책은? 내용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두 번째와 세 번째를 보았습니다. 집권자가 심각하게 결격인 우리 현실에는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이유를 찾아 고칠 필요가 절박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이유입니다. 예로부터 위급한 상황에 어떤 리더를 뽑아야 생존에 도움되는지 학습된 효과가 본능적으로 유전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여 신체적으로 우월하거나 그와 비슷한 신호를 뽐내는 유형. 자신과 유사성이 많은 유형(지연, 학연, 혈연 등)을 선호합니다. 이는 더이상 현대에 적합한 기준이 아니지만 일종의 문화 지체로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생존을 위해 당류를 선호하는 쪽으로 진화했는데 식품 산업이 빠르게 산업화되면서 인공 당으로 인해 비만이나 당뇨 환자가 늘어난 것과 비슷한 오류입니다. 이 부분에서 민주당 필승 전략을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 이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가 아무리 유능한 전직 지사였다고 해도 신체적으로 월등하거나 기득권에 부합하는 출신이 아닌 이상 출발부터 매우 불리한 싸움이라는 것이 명확히 보입니다. 그렇다면 우수한 기량을 알리기보다 최대한 유권자와 비슷한 점을 찾아 어필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것도 소리 높여 구호를 외치는 방식을 버리고 어쩐지 그럴 법한 이미지를 활용하는 겁니다. 물론, 이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할 때 필요한 전략이고 충분히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이들을 위해서는 계속해서 정책 대결을 벌여야 합니다. 


합당하지 않은 자를 뽑는 이유가 밝혀졌다면 어떻게 고칠 것인가. 저자는 더 바람직한 개인을 찾아내거나 그를 발견할 안목을 키우는 노력보다 시스템 개선을 우위에 둡니다. 순서에 따라 먼저, 좋은 사람을 모으는 몇 가지 방법을 서술하는데 그중에서도 결과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과정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말의 뜻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소한 변수와 우연이 결과를 극단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기 때문에 결과가 좋다고 해서 아이디어까지 훌륭하다고 믿거나 또는 어떤 일이 실패했다고 해서 모두 아이디어에 탓을 돌리지 말고 특히 결과가 성공적인 경우 혹시 절차상 실패 요소는 없었는지 면밀히 살필 것을 당부합니다. 다음으로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적정한 수준의 근접성을 유지하여 지나치게 가까워진 결과 판단을 흐리게 하거나 역으로 너무 멀어져 피상적인 관계가 되지 않도록 하며 마지막으로 더 많은 평범한 이들이 권력을 추구하기보다 권력의 부름에 답할 수 있게 또 지배력이 부패하면서 뿜는 효과를 탐하기보다 그 지배력을 포기할 수 있게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시스템을 구성할 것인지는 전문가의 영역으로 넘기고 책장을 덮으며 문득 또다른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정치 권력을 가장 실질적이고 지배적인 힘으로 상정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했는데요, 요즘 주민자치기구 활동(통반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까? 성당만 해도 활동하거나 특히 단체장을 맡을 사람이 없어서 쩔쩔 맵니다. 우선 순위가 아니라는 것이죠. 권력은 무엇보다 돈에 가깝고 생활 구석구석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어쩌면 이미 사그라들어가는 것 뒤에 여전히 길게 남은 그림자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권력을 탐구하고 그 부작용을 고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 못지 않게 새롭게 성장하는 대안이 이미 발생했는지, 있다면 무엇일지 찾아야 합니다. 언뜻 규모로만 보면 비교가 되지 않을 것들, 예를 들면 미니멀리즘으로 표현되는 소박한 삶의 양식이나, 권력 관계가 아니라 서로 돕는 느슨한 우정과 연대의 원리로 운영되는 공동체... 잘 모르겠지만... 개인의 영달보다 미래를 위해 더 나은 방향을 도모하려는 모든 행위 가운데 숨어있을 것만 같은 어떤 씨앗같은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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